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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를 떠나는 자금, 그 거대한 흐름의 시작

info-blue 2025. 9. 3. 22:00

한국 주식 시장의 거대한 변화: 테슬라에서 엔비디아와 AI로 자금이 이동하는 이유와 2025년 투자 전략

최근 몇 년간 국내 개인 투자자들, 이른바 '서학개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해외 주식은 단연 테슬라였습니다. 한때 열렬한 지지자들을 뜻하는 '테슬람(테슬라+이슬람)'이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로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혁신을 이끄는 선구자로 여겨지며 '소학개미' 열풍을 주도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이러한 투자 심리에는 중대한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주가 변동을 넘어, 투자자들의 마음이 테슬라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글은 블룸버그 통신과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근 테슬라 투자 심리 변화의 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 자금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전문적인 관점에서 제시하고자 합니다.

 

테슬라를 떠나는 자금, 그 거대한 흐름의 시작

1. "국민 주식" 테슬라, 이제는 "고민 주식"으로?

2024년 8월, 한국예탁결제원의 예탁 데이터를 분석한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약 6억 5,700만 달러(한화 약 1조 원)에 달하는 테슬라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이는 2023년 초 이후 최대 규모의 월간 매도액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더불어 테슬라의 주가 상승에 두 배로 투자하는 ETF인 'TSLL'에서도 5억 5,400만 달러라는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차익 실현을 넘어, 한때 맹목적이라 불릴 정도로 테슬라를 지지했던 투자자들이 이제는 냉정한 시각으로 기업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2. 투자 심리 변화의 근본 원인: 혁신 스토리의 부재와 오너 리스크

그렇다면 서학개미들이 테슬라에 등을 돌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 혁신 스토리의 변화와 AI 시대의 도래

과거 테슬라의 가장 큰 매력은 전기차 및 자율주행 기술의 '개척자'라는 혁신적인 서사(Narrative)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혁신 스토리가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투자자들이 큰 기대를 걸었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의 상용화는 지연되고 있으며, 사이버트럭 외에 이렇다 할 새로운 모델 출시 소식도 부진합니다.

특히 2025년 현재,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는 핵심 기술은 AI입니다.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 AI 생태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연일 인상적인 비전과 성과를 제시하고 있는 반면, 테슬라는 자체적인 AI 기술력을 충분히 시장에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즉, 투자자들이 전기차라는 장기적 성장 동력보다 더 큰 폭발력을 가질 수 있는 AI 반도체 혁명에 올라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2) 오너 리스크와 커지는 불확실성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예측 불가능한 언행과 정치적 행보는 '오너 리스크'라는 이름으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오너 리스크'란 기업의 총수나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부적절한 언행, 또는 법적 문제 등이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5년 들어 일론 머스크가 신당 창당을 선언하며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하자, 관련 리스크는 더욱 커졌습니다. 실제로 2025년 7월에는 그의 정치 활동으로 인한 리스크 우려로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고 테슬라 ETF의 판매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기술력이나 성장 잠재력 외에 경영진의 행보 역시 중요한 투자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3. 테슬라에서 이탈한 자금은 어디로 갔는가?

테슬라에서 이탈한 막대한 자금은 과연 어디로 흘러갔을까요? 이 자금의 이동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1)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 대한 새로운 매력

일부 자금은 암호화폐 관련 종목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채굴하고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인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itmain Immersion Technologies)에는 약 2억 5,300만 달러가 순유입되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장기 성장 동력보다 단기간에 폭발적인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는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2) 새로운 시대의 주도주,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엔비디아(NVIDIA)와 팔란티어(Palantir)로의 자금 집중 현상입니다. 한때 테슬라와 압도적인 격차를 보였던 이 두 기업은 2025년 현재, 서학개미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엔비디아(NVIDIA): 2024년 초 약 40억 달러 수준이었던 국내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보유 금액은 2025년 8월 기준 약 140억 달러까지 급증하며, 테슬라를 맹렬하게 추격하는 2인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며 막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 1분기와 2분기에도 엔비디아는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 팔란티어(Palantir): AI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주로 떠오른 팔란티어는 약 42억 달러의 보유 금액을 기록하며 애플을 제치고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 3위에 올랐습니다. 2025년 2분기, 팔란티어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강력한 성장 동력을 입증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투자자들이 과거의 영광에 매달리기보다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성장 동력에 민첩하게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견고한 위상

대규모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위치는 여전히 견고합니다. 2025년 8월 기준,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해외 주식 중 가장 큰 규모인 약 219억 달러(한화 약 30조 원 이상)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2위인 엔비디아와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비록 일부 투자자들이 실망하여 떠났을지라도, 여전히 수많은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과 브랜드 파워를 믿고 '존버(장기 투자)'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

최근 테슬라를 둘러싼 투자 심리 변화는 특정 기업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보다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현명한 투자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기차 시대의 혁신가였던 테슬라에서 AI 시대의 새로운 주도주인 엔비디아와 팔란티어로의 자금 이동은 단순한 종목 교체를 넘어, 투자 패러다임의 중대한 전환을 상징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단기적인 변동성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 각 기업이 가진 근본적인 성장 동력인 '펀더멘털'을 꼼꼼히 따져보는 현명한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달아야 합니다. 기업의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성장 스토리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전략은 2025년 이후에도 변함없이 유효한 투자 원칙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