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의 새로운 왕, VOO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전 세계 금융 시장에서는 역사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30년간 ETF 시장의 왕좌를 지켜왔던 SPY가 새로운 왕, VOO에게 자리를 내어준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순위 변동을 넘어 장기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와 시장의 진화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오늘은 이 기념비적인 사건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투자자로서 우리가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를 짚어보겠습니다.

 

VOO, 역사상 최초로 1000조 원을 돌파하며 ETF 시장의 왕으로 등극하다

2025년은 뱅가드 S&P 500 ETF(VOO)에게 매우 의미 있는 한 해입니다. VOO는 올해 초, 운용 자산 규모에서 SPY를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랐으며, 지난 8월에는 단일 ETF 종목으로는 역사상 최초로 운용 자산(AUM) 1,000조 원(약 7,360억 달러)을 돌파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개별 종목 시가총액 순위에서 월마트(Walmart)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며, 2025년 말에는 AUM이 8,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거대한 자금 흐름은 VOO가 단순한 ETF를 넘어 거대 기업의 시가총액에 도전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1993년에 출시되어 'ETF의 아버지'라 불리는 SPY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SPY는 올해 들어서만 234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운용 자산 규모가 IVV에까지 밀려 3위로 내려앉았습니다. S&P 500 지수 자체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 참고자료: 2025년 8월 12일 기준, S&P 500 주요 ETF 운용 자산 비교 (출처: MS TODAY)
  • VOO: 7,207억 달러 (약 1,000조 원)
  • SPY: 6,537억 달러 (약 907조 원)
  • IVV: 6,515억 달러 (약 904조 원)

수수료 전쟁: 낮은 비용이 불러온 거대한 변화

이러한 극적인 순위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수료'입니다.

• VOO의 총보수: 연 0.03%
• SPY의 총보수: 연 0.0945%

장기 투자자들에게 이 작은 수수료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복리 효과를 통해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SPY의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감수할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SPY의 자금 유출은 장기 투자자들이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하는 VOO나 IVV로 옮겨가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SPY의 역설: 장기 투자자에게는 불리하지만, 기관 투자자에게는 필수적인 도구

그렇다면 SPY는 이제 그저 그런 상품으로 전락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SPY는 여전히 독보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SPY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ETF 종목으로, 다른 어떤 펀드도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인 일일 거래량(하루 약 1억 주)을 자랑합니다. 이는 대규모 거래를 즉시 체결해야 하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VOO나 IVV의 일일 거래량은 SPY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또한, SPY는 모든 펀드 중에서 가장 풍부한 옵션 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헤지 전략이나 복잡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트레이더들에게 여전히 필수적인 도구로 남아있습니다. 이처럼 높은 유동성과 풍부한 옵션 시장 덕분에 SPY는 단기 트레이더와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압도적으로 선호되는 종목입니다.

S&P 500 vs. 나스닥 100: 안정성과 성장성의 선택

두 ETF를 대표하는 S&P 500 지수(SPY, VOO)와 나스닥 100 지수(QQQ)의 성과를 비교하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 장기 수익률: 1993년 출시 이후 SPY의 연평균 복리 수익률은 약 10.5%입니다. 반면, 1999년 출시된 QQQ의 연평균 복리 수익률은 약 10.2%로, SPY보다 낮습니다. 이는 QQQ가 상장 직후 닷컴 버블의 정점에서 폭락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 최근 10년 수익률: 그러나 최근 10년(2015년~2025년)으로 기간을 한정하면 QQQ의 성과가 압도적입니다.
  • S&P 500(SPY, VOO): 연평균 약 13.8%
  • 나스닥 100(QQQ): 연평균 약 18.73%

이는 지난 10년간 기술주 중심의 성장이 폭발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QQQ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등 혁신 기업에 집중 투자하여 그들의 성장 과실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QQQ의 누적 수익률은 약 439%로,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의 누적 수익률(약 215%)보다 두 배 이상 높습니다.

• 참고자료: QQQ ETF의 운용 자산 규모는 2025년 8월 현재 약 508조 원으로, 2025년 6월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약 414조 원)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결론: 당신의 투자 성향은 어디에 있습니까?

VOO, SPY, QQQ는 모두 훌륭한 장기 투자 상품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성적표는 투자자 개인의 성향과 위험 감수 능력에 따라 어떤 상품이 더 적합한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 안정적인 자산 증식: 시장의 큰 흐름에 맞춰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자산을 늘리고 싶다면,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VOO 또는 SPY가 좋은 선택입니다. 특히 장기 투자자에게는 낮은 수수료의 VOO가 더욱 유리합니다.
• 높은 성장성 추구: 높은 수익률에 베팅하고 시장의 변동성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면, 기술주 중심의 QQQ가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투자는 결국 자신의 성향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오늘 분석한 정보를 바탕으로,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리시길 바랍니다.